ATP와 공식 인터뷰한 권순우 “복귀해서 그저 행복하다”
권순우, 부상과 재활 당시 회상
2회전 상대는 세계 10위 드 미노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13개월 만에 투어 승리를 거둔 권순우(863위)가 ATP와의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혔다.
권순우는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ATP1000 마이애미 오픈(총상금 899만 달러) 1회전에서 알렉상드르 뮐러(85위·프랑스)를 7-6(3) 6-3으로 제압했다.
지난해 2월 ATP250 카타르 오픈 이후 13개월 만의 승리이자 커리어 첫 ATP1000 대회 승리였다.
권순우는 9번 시드 알렉스 드 미노(10위·호주)와 2회전 경기를 앞두고 ATP 공식 홈페이지의 인터뷰에 참여했다. 유다니엘 코치도 동석해 통역을 맡았다.
권순우는 “1회전을 이겨서 너무 행복하다. 13개월 동안 이기지 못해서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 1회전 승리가 나에게 큰 자신감을 줬다. 이런 레벨로 경기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지금 상황에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권순우는 지난해 1월 호주오픈 전초전이었던 ATP250 애들레이드-2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권순우는 예선 2회전에서 탈락했으나 본선 기권자가 나와 운 좋게 럭키루저로 본선에 합류했고, 기세를 몰아 정상까지 올랐다.
럭키루저가 ATP 투어 우승을 차지한 건 오픈 시대 이후 권순우가 10번째였을 정도로 드문 기록이다.
권순우는 ATP 투어 역사상 2승을 달성한 최초의 한국인으로도 기록됐다.
하지만 호주오픈에서는 1회전 탈락했고 이후 어깨 부상까지 겹치며 장기간 투어를 쉬었다.
지난해 8월 US오픈으로 복귀했지만 아시안게임, 데이비스컵 등 최근까지 내리 9연패를 당했다. 지난주 끝난 ATP1000 BNP 파리바 오픈 예선 1회전에선 동갑내기 절친 홍성찬(201위)에게 져 탈락한 바 있다.
유다니엘 코치는 “권순우가 아예 어깨를 들 수가 없었다. 라켓을 들지 못해서 포핸드도 칠 수가 없었다. 동작 자체를 할 수 없었다”고 부상 당시를 설명했다.
“동작을 하면 칼로 찌르는 것처럼 아파했다. 수술까지 생각했었다. 사실 오른쪽 어깨뼈가 왼쪽보다 길어서 스트레스를 쉽게 받았다. 동작을 하려면 그쪽에 공간이 더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모로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권순우가 한창 아플 때는 벤치프레스 기본 바조차도 들지 못했다고.
권순우는 “원래 예상한 것보다 일찍 복귀 했었다. 하지만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복귀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부담감이 컸다”고 설명했다.
유다니엘 코치는 “권순우가 스스로 테니스를 사랑하고 경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게 ‘다시 경기를 뛰고 싶은데 할 수 있을까요?’ 묻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호주오픈 이후에 훈련을 많이 했고 예전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권순우가 첫 경기를 이기는 것을 보고 거의 울 뻔했다.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알기 때문에 마음 아팠다. 권순우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했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고 유 코치는 덧붙였다.
권순우는 “(승리) 그런 것들은 생각하지 않고 이 자리에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이 매우 감사하다”고 다시 강조했다.
권순우는 드 미노를 상대로 ATP1000 대회 2승을 노린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1승 1패로 호각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