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알카라스, 파리 올림픽 테니스 남자복식 출전
스페인테니스협회, 나달-알카라스 올림픽 복식 출전 공식화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한 달여 남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라파엘 나달(264위·스페인)과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가 짝을 이룬 ‘꿈의 복식조’를 볼 수 있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2일(현지시각) 스페인어로 운영하는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에 ‘나달과 알카라스가 파리 올림픽에 복식조로 출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파리 올림픽 스페인 테니스 팀 단장을 맡은 다비드 페러(은퇴·스페인)가 ‘올해 올림픽에 나갈 남자 복식 두 팀 가운데 한 팀은 나달-알카라스조이고 다른 한 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파리 올림픽 테니스 부문은 매년 프랑스오픈이 개최되는 스타 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다. 지난주에 올해 프랑스오픈이 막을 내렸는데, 한 달여 만에 다시 똑같은 무대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셈이다.
나달과 알카라스는 프랑스오픈 대회 기간 내내 누차 올림픽 출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1회전에서 탈락한 나달은 추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다음달 1일 개막하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윔블던은 건너 뛰고 올림픽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나달은 “클레이에서 잔디, 그리고 또 클레이로 코트 표면이 계속 바뀌면 몸에 무리가 갈 것 같다”며 “현재 나의 목표는 올림픽이다. 건강하게 잘 준비해서 이곳에 도착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생애 첫 프랑스오픈 우승을 차지한 알카라스도 “올림픽은 나라를 위해 뛸 수 있는 특별한 대회다. 나달과 함께 복식에 나가고 싶다”고 또 다시 러브콜을 보냈다.
알카라스는 지난달 스페인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달과 함께 올림픽 복식을 뛰고 싶느냐는 질문을 받자 “(나달과) 아직 대화해보지 않았다. 나는 지난 대회(바르셀로나 오픈)에서 그를 오랜만에 만났고 감히 말하지 못했다. 모르겠다. 아주 흥분될 것 같다. 꿈을 꾸는 기분일 것 같다. 함께 나가자고 말은 꼭 해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나달도 “알카라스가 굳이 나에게 물어 볼 필요도 없다. 모든 것이 잘 될 것이고 경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올림픽 전에 대회를 나가서 같이 호흡을 맞춰보는 것도 즐겁고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고 화답하며 “우리 둘 다 건강하다면 왜 안 되겠냐. 훌륭한 팀을 구성하고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우리 둘은 물론 스페인 팀에게도 좋을 것이다.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한번 보자”고 강조했다.
다만, 두 선수가 올림픽 출전 요건인 ‘2023년 혹은 2024년에 벌어진 국가대항전 참가’를 채우지 못해 실제 출전 가능성은 반반이었다.
남자 선수들의 경우 데이비스컵, 여자 선수들은 빌리진킹컵에 한 번이라도 모습을 드러내야 국가를 대표해 올림픽도 나갈 수 있는건데, 나달은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서 당한 엉덩이 부상으로 시즌을 통째로 쉬었고 알카라스도 기회가 닿지 않아 2년 새 데이비스컵을 한 차례도 뛰지 못한 상태였다.
특히 올해 2월 세계 각국에선 올림픽 참가의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는 데이비스컵 예선이 열렸으나, 스페인은 와일드 카드를 받고 9월부터 열리는 본선에 곧장 직행한 터라 나달과 알카라스는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 요건을 채울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이 탓에 나달과 알카라스는 예외 조항을 내세워 ITF(국제테니스연맹)에 올림픽 출전 허가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ITF는 선수들이 부상과 질병 또는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데이비스컵을 뛰지 못했을 경우 재량권을 발휘해 참가 자격을 부여한다.
나달은 부상, 알카라스는 와일드 카드 본선 직행에 따른 출전 기회 박탈을 각각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쉽지 않은 과정 끝에 결국 14회 프랑스오픈 우승자와 올해 프랑스오픈 우승자라는 ‘역대급 꿈의 복식조’가 탄생한 셈이다.
이로써 나달은 2008 베이징, 2016 리우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알카라스는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이다.
나달은 베이징 대회에선 단식 금메달을, 리우 대회에서 마크 로페즈(은퇴·스페인)와 복식 금메달을 합작한 바 있다.
한편, 파리 올림픽 스페인 남자 테니스팀은 나달과 알카라스 외에 파블로 카레노 부스타(876위·스페인), 알레한드로 다비도비치 포키나(32위·스페인), 마르셀 그라노예르스(복식 2위·스페인)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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