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오픈] 시모나 할렙, 험난한 1년 8개월 만의 복귀전
할렙, 바도사와 1회전 맞대결
이기면 다음 상대는 세계 2위 사발렌카
[디스이즈테니스=김한대 에디터] 도핑 위반 혐의를 벗고 복귀하는 전 세계 1위 시모나 할렙(랭킹 없음·루마니아)이 가시밭길 대진표를 받아들었다.
할렙은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개막하는 WTA1000 마이애미 오픈(총상금 877만 달러)에 와일드 카드(초청 선수)를 받고 출전한다.
이 대회는 지난 주 끝난 WTA1000 BNP 파리바 오픈(총상금 925만 달러)와 함께 ‘선샤인 시리즈’로 묶이는 굵직한 대회다.
지난 2022년 US오픈 이후 1년 8개월 만의 복귀전이다.
할렙의 1회전 상대는 ‘전 세계 2위’ 파울라 바도사(80위·스페인)로 정해졌다.
바도사는 등 부상으로 지난해 투어를 거의 쉬었다. 치료와 재활에 매달렸던 바도사는 올 시즌 복귀했지만 부상 후유증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모양새다.
최근 3차례 대회에 나서 2번이나 등 부상으로 기권했다.
BNP 파리바 오픈 역시 대회 개막 직전 등 부상을 이유로 출전을 철회했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2승 무패로 할렙이 앞선다.
할렙이 바도사를 이기면 2회전에선 ‘현 세계 2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맞닥뜨린다.
첫 복귀전부터 쉽지 않은 상대들을 연거푸 상대하는 셈이다.
할렙의 마이애미 오픈 출전 과정
최근 할렙은 도핑 위반 혐의를 완벽하게 벗었다.
할렙은 지난 2022년 US오픈 도핑 검사 당시 금지 약물인 록사두스타트가 검출됐다. 지난해 5월에는 선수생체여권(ABP) 분석에서도 금지 약물을 투여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이후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가 구성한 독립 재판소는 할렙을 둘러싼 도핑 의혹들을 사실로 보고 지난해 9월 4년 출전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할렙은 의혹이 불거진 뒤 줄곧 결백과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난 테니스를 지배하는 규칙을 그동안 진지하게 받아들여왔다. 고의적, 의도적으로 금지 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또 록사두스타트가 검출된 것에 대해선 “2022년 8월쯤 섭취한 콜라겐 보충제가 록사두스타트에 오염된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며 실수라고 주장했다.
할렙은 그동안 CAS에 항소하고 보충제를 추천해준 패트릭 무라토글루 코치도 해임했다. 보충제 제조회사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할렙의 항소를 심리한 CAS는 “패널들이 모든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할렙이 오염된 보충제를 섭취하면서 록사두스타트가 들어갔다는 것을 확률상으로 판단했기에 의도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할렙의 출전 정지 징계를 4년에서 9개월로 줄이는 데 동의했다”고 판결했다.
할렙의 출전 정지 징계가 2022년 10월부터 시작된 만큼 사실상 모든 징계가 끝났고, 국제테니스청렴기구도 CAS 판결을 인정한다고 밝히면서 할렙의 도핑 스캔들은 막을 내렸다.
할렙은 출전 정지 기간에도 계속 훈련을 해왔고, 혐의를 벗자마자 마이애미 오픈 측에서 와일드 카드를 제공해 곧장 복귀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