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오픈이 페더러·나달에게 특별한 이유
총 40번 맞붙은 페더러와 나달
첫 만남·첫 결승 대결 장소가 마이애미 오픈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선 ATP1000 마이애미 오픈(총상금 899만 달러)이 한창이다.
ATP1000 대회는 4대 메이저 다음으로 권위 있는 대회로 1년에 9번 열린다. 그중에서도 지난주 끝난 ATP1000 BNP 파리바 오픈과 마이애미 오픈은 상금과 규모가 가장 커서 함께 ‘선샤인 시리즈’로 묶인다.
한 해에 두 대회를 연달아 석권하면 ‘선샤인 더블’의 영예를 안게 된다.
마이애미 오픈은 희대의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로저 페더러(은퇴·스위스)와 라파엘 나달(647위·스페인)에겐 빼놓을 수 없는 대회다.
40번이나 만난 두 선수가 첫 맞대결과 첫 결승 맞대결을 벌인 대회가 모두 마이애미 오픈이기 때문이다.
페더러와 나달은 지난 2004년 마이애미 오픈 32강에서 처음 맞붙었다.
당시 34위였던 나달이 세계 1위 페더러를 격침시키며 테니스계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리고 딱 1년 뒤 두 선수는 결승에서 2번째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나달은 31위, 페더러는 1위로 1년 전과 위치가 비슷했던 탓에 결과 역시 재현되는지 여부로 결승은 큰 주목을 받았다.
2005년만 해도 ATP1000(당시 마스터스)은 4강까지는 3판 2선승제였고 결승은 메이저 대회처럼 5판 3선승제로 치뤄졌다.
나달은 1, 2세트를 이기며 페더러를 상대로 2연속 승리를 따내는가했지만 이후 나머지 세트를 모두 내주며 3시간 43분 만에 6-2 7-6(4) 6-7(5) 3-6 1-6로 역전패했다.
ATP는 두 레전드의 첫 맞대결 20주년, 그리고 첫 결승 대결 19주년을 맞아 당시 결승 영상을 게재하며 기념했다.
페더러와 나달도 곧장 화답했다.
페더러가 이 영상과 함께 ‘마치 어제처럼 느껴진다’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글을 쓰자 나달도 ‘거의 그렇다’고 답장했다.
결국 나달은 우승하지 못한 대회
한편으로 마이애미 오픈은 나달에게 뼈아픈 대회다.
이후에도 결승에 수차례 올랐지만 결국 타이틀을 따내진 못했기 때문.
2008년 결승에선 당시 세계 4위 니콜라이 다비덴코(러시아)에게 0-2 패배를 당했고 2011, 2014년에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에게 타이틀을 내줬다.
마지막으로 참가한 2017년 대회에선 또 다시 페더러에게 0-2로 지며 끝내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 탓에 2005년 결승이 나달 입장에서는 더욱 아쉽다. 당시에도 3판 2선승제였다면 우승 목록에 타이틀을 추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달은 올해 마이애미 오픈도 건너뛰었다. 2017년 이후 7년째 결장이다. 지난주 막을 내린 BNP 파리바 오픈을 앞두고 제 컨디션이 아니라며 출전을 철회했고, 이후 4월 개막하는 클레이코트 시즌 대비에 곧장 돌입했다.
나달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마이애미 오픈을 뛰는 나달 모습은 앞으로도 보기 힘들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