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새 코치로 ‘전(前) 세계 6위’ 뽑은 이유
메드베데프, 새 코치에 ‘질레스 시몽’
전 세계 6위·현역 시절 비슷한 스타일로 주목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다닐 메드베데프(4위·러시아)가 전 세게 6위 질레스 시몽(39·프랑스)을 새 코치로 맞이했다.
메드베데프는 최근 인터넷 매체 ‘Tennis Majors’와 인터뷰를 갖고 “시몽이 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코치진 변화를 알렸다. 오랫동안 함께 한 질레스 세르바라 코치는 변함없이 그대로 동행한다.
메드베데프와 시몽은 지난 달 끝난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 이후 만나 코치 계약을 정식 체결한 걸로 전해졌다.
시몽은 2002년 투어에 데뷔해 20년 간 프랑스 대표 투어 선수로 활동했다. 2022년 은퇴하기 전까지 투어 통산 14번 정상에 올랐고 통산 전적 504승 394패를 기록했다. 개인 최고 랭킹은 2009년 1월에 기록한 6위다. 상금은 1600만 달러가량 벌어 들였다.
메드베데프가 시몽을 코치로 고용한 건 경기 스타일 때문이다.
현역 시절 시몽과 메드베데프는 비슷한 경기 스타일을 가졌다는 평을 들었다. 스타일이 비슷한 만큼 공략법도 잘 알았던 건지, 시몽은 투어에서 메드베데프와 4번 맞붙어 3승을 챙겼다. 메드베데프는 시몽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2년이 돼서야 1승을 챙겼다.
메드베데프는 “시몽은 아주 똑똑한 선수였다. 내 경기에서 부족한 면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또 “투어는 기존 코치였던 세르바라와 더 많이 다닐 것 같다. 일단 그렇게 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체계를 어떻게 갖춰 나갈 지 좀 더 봐야겠지만 일단 분위기는 좋다”며 투 톱 코치 체제의 운용 방향도 덧붙였다.
시몽은 더 자세한 합류 배경을 풀어놨다.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드베데프와의 인연은 2019년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2019년 ATP1000 몬테카를로 8강에서 메드베데프는 노박 조코비치와 대결을 앞두고 있었다. 그때 나에게 조코비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이런 저런 조언을 해줬다. 이후 메드베데프는 조코비치와 4번째 맞대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라며 “그때의 기억이 나를 새 코치로 이끈 게 아닌가 싶다”라고 덧붙였다.
나름의 사전 테스트도 있었다. 시몽은 “사실 시즌 개막하기 전이었던 지난해 12월부터 함께 일했다. 호주오픈 내내 나는 여러 전략을 세워 보냈다. 메드베데프가 경기하고 있을 때는 세르바라에게 지금 필요한 전략과 지시 등을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가 나에게 상대하기 껄끄러운 선수 16명을 정리해서 보냈고 나는 그에 맞춘 16가지 전략을 세우기도 했다”고도 설명했다.
시몽은 “메드베데프는 전술적으로 매우 강한 선수다. 그 순간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선수지만 다른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 그도 실수를 한다. 그 이유는 그의 감정, 특히 급한 성격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잘 설명하려고 했고 메드베데프가 좋아했다”라며 코치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메드베드프가 올해 호주오픈에서 힘겨운 풀세트 접전들을 거쳐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시몽의 도움이 있었던 것. 먼저 좋은 궁합을 확인한 뒤 최종 동행을 공식화한 셈이다.
메드베데프는 호주오픈 준우승 이후 처음으로 투어 대회에 나선다. 무대는 26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막하는 ATP500 두바이 듀티 프리 챔피언십(310만 달러)이다. 메드베데프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시몽은 두바이 대회부터 메드베데프, 세르바라 코치와 동행한다. 이미 호주오픈에서 확인한 좋은 궁합을 함께하는 첫 대회에서도 보여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