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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오픈] ‘흙신’ 나달, 1회전에서 끝난 19번째 출전

나달, 1회전에서 세계 4위 즈베레프에게 0-3 패
파리 올림픽 출전할 듯..현역 연장 가능성도

[디스이즈테니스=김한대 에디터] ‘흙신’ 라파엘 나달(275위·스페인)이 14번이나 우승한 프랑스오픈에서 처음으로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나달은 2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총상금 5,350만 유로, 약 790억 원) 남자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에게 3-6 6-7(5) 3-6으로 완패했다.

프랑스오픈에 19차례 출전하는 동안 4번째 당한 패배로, 특히 1회전에서 탈락한 건 처음이다.

나달은 이번 대회에 보호랭킹 9위를 적용 받아 출전했다.

보호랭킹은 부상으로 6개월 이상 쉰 선수에게 부상 직후 3개월 평균 랭킹을 적용해주는 제도다. 이 랭킹을 활용해 9~12개 대회에 나갈 수 있다.

다만, 시드를 받을 수는 없다.

이 탓에 나달이 프랑스오픈 초반 라운드에서 상위 랭커를 만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쏟아졌는데, 결국 즈베레프와의 1회전으로 현실이 됐다.

나달은 자신의 첫 서브 게임부터 한 포인트도 따내지 못하고 뺏기며 힘겹게 출발했다. 이후 즈베레프를 상대로 브레이크 포인트를 만들어냈으나 마무리하지 못했고, 되려 막판에 한 차례 더 게임을 뺏기며 54분 만에 1세트를 내줬다.

전열을 다잡은 나달은 2세트 초반 즈베레프의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게임 스코어 5-3까지 앞섰다. 그러나 곧장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한 채 6-6 동률까지 허용했다.

타이브레이크로 돌입한 승부에서 나달은 중반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였으나, 이후 집중력을 발휘한 즈베레프에게 연이어 포인트를 내주며 벼랑 끝까지 몰렸다.

3세트도 비슷하게 흘렀다. 나달은 초반 즈베레프의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2-0으로 앞섰으나 끝까지 흐름을 유지하지 못했다.

앞선 세트들과 비슷하게 중반 들어 포인트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3시간 5분 만에 승리를 내줬다.

나달의 1회전에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조코비치, 알카라스, 시비옹테크
직접 경기장을 찾은 조코비치-알카라스-시비옹테크. 사진=중계화면 캡쳐

애초 나달의 마지막 프랑스오픈 출전이라고 알려진 만큼 이날 경기에는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 이가 시비옹테크(1위·폴란드) 등 남녀 톱랭커들이 관중석에서 직접 관전했다.

패자임에도 특별히 코트 위 인터뷰에 나선 나달은 “솔직히 여러분 앞에 서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 모르겠다”면서 “100% 확실하지는 않지만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정말 즐거웠다. 준비 기간 내내, 그리고 오늘의 관중은 정말 대단했다. 오늘 느낀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에서 내가 느꼈던 방식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느낀다는 것은 나에게 매우 특별한 일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나달은 15,000여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20년 동안 전설을 써내려온 필립 샤트리에 코트를 떠났다.

나달이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하고 있다
패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나달. 사진=FFT 제공

곧장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나달은 현역 연장 가능성을 열어놨다.

나달은 “부상과 관련해 2년 동안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 모든 과정을 롤랑가로스로 돌아오겠다는 꿈을 가지고 견뎠다”면서 “1회전이 생각 같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나는 경쟁력이 있었고 (이길 수 있는) 기회도 있었으나 즈베레프 같은 위대한 선수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몸 상태가 계속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나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오늘이 은퇴를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많은 응원을 보내준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여러분과 다시 만나기를 바라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또 “(기량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3~4주 전부터 경기하면서 제한되는 부분이 적어졌고, 별다른 불편함 없이 훈련하는 것은 이번주가 처음”이라며 은퇴 번복 가능성도 열어놨다.

나달은 일단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윔블던 출전에는 선을 그었다. 클레이에서 잔디로, 또 클레이로 코트 표면을 바꿔 출전하는 건 몸에 무리가 있을 것 같다며 파리 올림픽 준비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7월 말 프랑스오픈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 나달은 랭킹이 낮아 자력으로는 나올 수 없지만,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알카라스와 짝을 이룬 복식 출전 가능성도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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