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생활 마친 나달..”꿈 이룬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나달, 데이비스컵 8강 탈락으로 은퇴
“작은 마을에서 온 좋은 선수로 기억되고파”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라파엘 나달(154위·스페인)이 24년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테니스 전설이 됐다.
나달은 19일(현지시간)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2024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네덜란드와 8강전 1단식에서 보틱 판더 잔출프(80위)에게 4-6 4-6로 졌다.
이날 스페인은 2단식, 1복식으로 진행된 3판 2선승제 경기에서 1-2로 졌다. 스페인이 8강 탈락하면서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나달은 이날 치른 단식 경기가 은퇴 경기가 됐다.
수년 동안 크고 작은 부상을 안은 채 선수 생활을 이어오던 나달은 지난달, 국가대항전인 이번 데이비스컵을 은퇴 무대로 삼겠다고 발표했었다.
나달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은퇴를 위해 이 대회에 온 게 아니다. 스페인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달은 이날 경기 전 스페인 국가가 울릴 때부터 눈물을 쏟기도 했다.
경기 후 나달은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었다”며 “나의 모든 것을 바쳤지만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날 패배로 나달은 데이비스컵 단식 29연승 기록도 깨졌다. 나달이 데이비스컵 단식에서 패한 건 데뷔전이었던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그동안 데이비스컵에서 다섯 차례(2004, 2008, 2009, 2011, 2019)나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경기장인 카르페나 아레나엔 스페인 팬 수천 명이 몰려든 가운데, 은퇴 기념식과 함께 로저 페더러(스위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등 오랜 라이벌들과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축구), 데이비드 베컴(축구) 등 스포츠인들의 헌사가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사방에서 쏟아진 환호성에 나달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나달은 “난 정말 운이 좋았다. 삼촌이 테니스 코치였고 매 순간 나를 지지해주는 좋은 가족도 만났다. 지금의 내가 되기 위해 그저 꿈을 좇아 최대한 열심히 노력해왔다”면서 “하지만 많은 사람이 매일 최선을 다한다. 난 정말 운이 좋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테니스 덕에 잊을 수 없는 경험도 했다. 좋은 사람이자 내가 꿈꿔온 것 이상을 이룬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난 테니스에 지치지 않았지만, 몸이 더는 테니스를 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오래 취미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나달은 “내 우승 타이틀과 기록보다는 마요르카의 작은 마을에서 온 좋은 사람으로 더 기억되고 싶다”고 소회를 마쳤다.
나달은 페더러, 조코비치와 함께 테니스의 살아있는 역사로 인정받는다. 1986년생인 그는 2005년 프랑스오픈에서 처음 메이저 대회 단식 정상에 올랐고, 이후 2022년 프랑스오픈까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총 22차례 우승했다.
이는 조코비치의 24회에 이어 메이저 남자 단식 최다 우승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프랑스오픈에서만 14번 우승해 ‘클레이 코트의 황제’로 불렸고 올림픽에서는 2008년 베이징 대회 단식 금메달, 2016년 리우 대회 남자 복식 금메달을 획득했다.
투어 단식에서만 1080승을 거뒀고 우승 타이틀은 92개에 이른다. 209주 동안 1위를 지켰으며 무려 912주 연속 톱10에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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