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논란’ 시모나 할렙, 출전 정지 9개월로 축소

[디스이즈테니스=김한대 에디터] ‘전(前) 세계 1위’ 시모나 할렙(루마니아)의 복귀길이 열렸다.

6일(한국시각)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할렙의 출전 정지 징계를 4년에서 9개월로 줄이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CAS 패널들이 모든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할렙이 오염된 보충제를 섭취하면서 록사두스타트가 들어갔다는 것을 확률상으로 판단했기에 의도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충제 복용 과정에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9개월 자격정지와 양성 반응이 나온 2022년 8월부터 2022년 10월까지의 기록과 상금 등은 몰수한다”고 발표했다.

할렙의 출전 정지 징계는 2022년 10월부터 적용됐기 때문에 사실상 징계는 모두 끝난 셈이다.

CAS 결정에 대해 할렙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서 기쁘고 얼른 투어에 복귀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4년 출전 정지 중징계를 내렸던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도 CAS의 판결을 받아들인다고 발표문을 내면서 긴 시간 이어진 도핑 스캔들은 막을 내리게 됐다.

할렙의 도핑 위반 의혹이 불거진 건 지난 2022년 US오픈이다.

당시 진행된 도핑 검사에서 금지 약물인 록사두스타트가 검출됐다. 록사두스타트는 빈혈이나 콩팥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약물이다. 적혈구 생산을 늘려주기 때문에 사이클, 육상 등 주로 심폐지구력이 필요한 종목 선수들이 복용하다 적발됐다.

또 할렙은 지난해 5월에는 선수생체여권(ABP)을 분석한 결과 금지 약물을 투여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이후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가 구성한 독립 재판소는 할렙을 둘러싼 도핑 의혹들을 사실로 보고 4년 출전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할렙은 의혹이 불거진 뒤 줄곧 결백과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난 테니스를 지배하는 규칙을 그동안 진지하게 받아들여왔다. 고의적, 의도적으로 금지 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또 록사두스타트가 검출된 것에 대해선 “2022년부터 섭취한 보충제가 록사두스타트에 오염된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며 실수라고 주장했다.

할렙은 그동안 CAS에 항소하고 보충제를 추천해준 패트릭 무라토글루 코치도 해임했다. 보충제 제조회사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항소에 대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심리는 스위스 로잔에서 지난 달 7일부터 사흘 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모든 심리에 참석한 할렙은 억울함과 자격 정지 무효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심리가 모두 끝난 뒤 재판소 앞에 나타난 할렙은 “매우 긴 심리였지만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기회였다. 더 자세히 말하기는 힘들고 먼저 판결을 기다리겠다”고 짤막한 소회을 밝혔었는데 한 달 만에 선수생활을 이어 나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