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알카라스 vs 즈베레프, 대회 첫 타이틀 놓고 격돌
알카라스, 풀세트 혈투 끝에 시너 제압
즈베레프, 지난해 4강 패배 설욕하며 결승 진출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올해 프랑스오픈(총상금 5천350만 유로·약 794억원) 남자 단식 왕좌를 놓고 겨룰 최후의 2인은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와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노르웨이)다.
알카라스는 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13일째 남자 단식 4강에서 야닉 시너(2위·이탈리아)를 풀세트 혈투 끝에 2-6 6-3 3-6 6-4 6-3으로 제압하고 생애 첫 프랑스오픈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알카라스는 2022년 US오픈과 지난해 윔블던을, 시너는 올해 호주오픈을 석권한 메이저 챔피언들이다.
2000년대생으로 ‘유이하게’ 메이저 타이틀을 가진 두 선수의 대결이었던 만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접전이었다.
출발은 시너가 좋았다. 위력적인 스트로크를 앞세워 알카라스의 첫 서브 게임부터 브레이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견고한 플레이로 일찌감치 4-0으로 앞섰고, 격차를 그대로 유지한 채 44분 만에 1세트를 선취했다.
시너는 2세트 초반에도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게임 스코어 2-0으로 앞섰다.
오른쪽 팔뚝 부상을 당했던 알카라스는 샷감이 완전하지 않은 모양새였다. 스트로크가 조금씩 나가는 범실을 수시로 저질렀고, 그럴 때마다 팀원들을 향해 손가락 제스처를 해 보이거나 스스로 답답한 듯 고개와 손을 내젓기도 했다.
하지만 2세트 중반 들어 흐름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시너의 범실이 늘어난 사이 알카라스의 기세가 살아났다. 70% 가까이 높인 첫 서브 득점률을 발판 삼아 알카라스는 순식간에 4게임을 연달아 따내며 분위기를 뒤바꿨다.
샷감이 서서히 돌아온 듯 잇달아 위너를 꽂은 알카라스는 2세트를 가져가며 승부의 균형 추를 맞췄다.
3세트 초반 들어 두 선수는 브레이크를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맞섰다. 시너는 손에 쥐가 나는 뜻밖의 위기를 맞았지만 흐름을 내주지 않은 채 다시 세트 스코어에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알카라스가 4세트 게임스코어 5-4로 앞선 상황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승부를 마지막 세트로 넘겼다. 5세트 초반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3-0 리드를 잡았고, 격차를 잘 유지한 끝에 4시간 9분 접전을 매조지었다.
이날 승리로 알카라스는 시너와의 상대 전적을 5승 4패로 앞서 나가게 됐다. 또 역대 최연소로 하드코트와 잔디코트, 클레이코트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 모두 진출한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알카라스는 “아직 선수 생활이 짧지만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건 시너와의 경기였다. 이겨서 너무 행복하고 앞으로도 그와 이런 경기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즈베레프가 캐스퍼 루드(7위·노르웨이)를 3-1(2-6 6-2 6-4 6-2)로 꺾고 4번째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 기어이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2020년 US오픈 준우승 이후 생애 두 번째 메이저 결승 진출이다.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4강에서 루드를 만난 즈베레프는 1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1세트에서 40~60%대에 머물렀던 첫 서브 성공률과 득점률을 2세트부터 80~90%대로 끌어올리면서 경기가 수월해졌다.
또 경기 내내 위너만 54개를 꽂아넣으며 2시간 반 만에 지난해 패배를 말끔하게 설욕했다.
즈베레프는 “이 코트에서 좋은 기억도 있고 나쁜 기억도 있는데 결국에는 결승에 오르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 결승에서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우승 의지를 다졌다.
알카라스와 즈베레프의 상대 전적은 즈베레프가 5승 4패로 근소하게 앞선다. 올해 호주오픈 8강에서 즈베레프가 6-1 6-3 6-7(2) 6-4로 이겼고, 3월 ATP1000 BNP 파리바 오픈 때는 알카라스가 6-3 6-1로 완승을 거뒀다.
클레이 코트에서는 세 번 만나 알카라스가 2승, 즈베레프가 1승을 챙겼다.
알카라스와 즈베레프의 남자 단식 결승은 한국 시간으로 9일 밤 10시에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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