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라스, 4시간 풀세트 혈투 끝에 생애 첫 프랑스오픈 우승
알카라스, 즈베레프 꺾고 메이저 통산 3승
다음주 세계 랭킹에서 2위로 상승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가 붉은 앙투카 코트의 새 제왕으로 우뚝 섰다.
알카라스는 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총상금 5천350만 유로·약 794억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를 풀세트 혈투 끝에 6-3 2-6 5-7 6-1 6-2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이 대회 첫 정상에 오른 알카라스는 우승 포인트 2,000점과 상금 240만 유로(약 35억 8천만 원)을 받았다.
메이저 전체로 넓히면 2022년 US오픈과 지난해 윔블던에 이은 3번째 타이틀이다. 알카라스는 서로 다른 코트 표면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 3개를 우승한 최연소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우승 과정은 쉽지 않았다. 알카라스는 경기 초반 서브 난조를 보이는 즈베레프를 상대로 3차례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가볍게 1세트를 선취했다.
그러나 2세트부터 흐름이 달라졌다. 즈베레프가 첫 서브 성공률과 득점률을 80%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흐름을 주도했다. 즈베레프는 범실을 4개로 막은 반면 알카라스는 3배가 넘는 14개를 저지르며 주도권과 함께 2세트를 내줬다.
3세트 초반은 또 다시 알카라스의 분위기였다. 강한 스트로크와 함께 절묘한 드롭샷을 적절히 섞으며 일찌감치 5-2로 앞섰다. 그러나 위기 순간에 즈베레프는 또 다시 첫 서브 성공률과 득점률읖 높이며 전열을 다잡았다. 당황한 알카라스가 범실을 연달아 저지르면서 순식간에 경기 분위기가 뒤바뀌었고, 3세트 막판 5게임을 그대로 따낸 즈베레프가 다시 세트 스코어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기가 진행될수록 즈베레프의 침체가 깊어졌다. 4, 5세트 들어 또 다시 서브와 샷 난조를 겪었다.
동시에 알카라스는 야닉 시너(2위·이탈리아)와의 준결승때처럼 되려 기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마지막 두 세트에서만 위너 21개로 주도권을 잡아왔고 스트로크 대결에서도 번번이 승리하며 즈베레프에게 틈을 주지 않았다.
특히 5세트 4-2로 앞선 상황에서 네트를 맞고 들어간 슬라이스로 브레이크 포인트를 또 따내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이후 위너를 꽂아넣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지막 자신의 서브 게임을 무난하게 지키며 4시간 19분 승부에 종지부를 찍은 알카라스는 곧장 코트에 드러누워 승리를 만끽했다.
시상식에서 알카라스는 “즈베레프가 이곳에서 겪은 일들과 여정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멋진 경기를 같이 해서 너무 좋았다”며 패자를 예우한 뒤 “지난 달 우리는 부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여러 가지 의심이 있었고 여기 와서도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았다. 나를 선수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서 이 고난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알카라스는 지난 4월 ATP1000 몬테카를로 마스터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팔뚝 부상을 당했다. 이 탓에 몬테카를로 마스터스 출전을 포기했고 곧장 이어진 ATP500 바르셀로나 오픈, ATP1000 마드리드 오픈도 각각 기권, 8강 탈락하면서 두 대회 연속 3연패라는 대기록 수립도 실패했다.
클레이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파리에 도착했고, 우려 속에 보호대까지 낀 채 대회에 임했지만 기어이 우승을 일궈냈다.
이번 승리로 알카라스는 즈베레프와의 상대 전적을 5승 5패 동률로 맞췄다. 또 다음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2위로 오를 전망이다.
무릎 부상으로 8강 기권한 탓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주게 된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는 알카라스의 우승으로 다음주 3위까지 떨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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