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굴라, 생애 첫 잔디 코트 대회 우승..매치 포인트 5개 극복
페굴라, 풀세트 혈투 끝에 칼린스카야 제압
지난해 코리아오픈 이후 9개월 만에 우승
[디스이즈테니스=김한대 에디터] 목 부상으로 신음했던 제시카 페굴라(5위·미국)가 완벽하게 재기했다.
페굴라는 23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끝난 WTA500 에코트랑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92만 달러) 단식 결승에서 안나 칼린스카야(24위·러시아)에 6-7(0) 6-4 7-6(3)로 역전승을 거뒀다.
페굴라는 지난해 WTA250 코리아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지 9개월 만에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첫 우승이자 생애 첫 잔디 코트 정상이다.
이날 경기는 그야말로 풀세트 혈투였다. 두 선수 도합 브레이크 포인트만 23번 나왔을 정도로 양보 없는 접전을 벌였다.
칼린스카야는 3세트 들어 첫 서브 성공률과 득점률을 70%대까지 끌어올리며 매치 포인트를 5차례나 따냈다. 하지만 페굴라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승부를 타이브레이크로 몰고 갔고, 마지막 5포인트를 그대로 따내며 2시간 38분 승부를 매조지었다.
페굴라는 “잔디 코트에서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늘 알고 있었다. 이번주에 정말 좋은 테니스를 쳤고, 좋은 선수들을 이겼다. 이런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올 시즌 초반 부진했던 페굴라는 3월 들어 목 부상까지 도졌다. 번번이 상위 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며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클레이 시즌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더니 결국 프랑스오픈 출전까지 포기했다.
지난주 WTA250 리베마 오픈으로 두 달 만에 복귀했으나 2회전에서 400위 선수에게 져 체면을 구겼다.
그러나 이번 대회 들어 4강에서 1번 시드 코코 고프(2위·미국)를 꺾으며 상승세를 탄 끝에 기어이 우승까지 일궜다.
특히 이번 대회는 수시로 내리는 비 탓에 우천 지연이 반복됐다. 이 탓에 페굴라는 이틀 새 8강, 4강, 결승까지 모두 소화했다. 쉽지 않은 일정 끝에 거둔 값진 우승이라 의미가 더했다.
반면, 남자친구 야닉 시너(1위·이탈리아)와 함께 동반 우승을 노렸던 칼린스카야는 생애 첫 잔디코트 대회 결승 진출로 만족하게 됐다.
칼린스카야는 시상식에서 “제시카, 당신은 정말 파이터다. 이렇게 다시 투어에 나선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덕담을 전했다.
이날 우승으로 페굴라는 5위 자리를 지켰고, 준우승을 차지한 칼린스카야는 7계단 오른 17위로 개인 최고 랭킹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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