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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시너, 금지약물 양성 나왔지만 징계는 ‘無’

시너 “물리치료사로부터 의도하지 않은 오염 있었다” 주장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세계 랭킹 1위 야닉 시너(23·이탈리아)가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는데도 출전 정지 징계를 피하게 됐다.

국제테니스윤리기구(ITIA)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 3월 미국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ATP1000 BNP 파리바 오픈 당시 2차례 채취된 시너의 소변 샘플에서 모두 저농도 클로스테볼이라는 합성 스테로이드가 검출됐지만, 극소량인 데다 그의 과실이나 부주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출전 정지 징계 처분은 따로 없다”고도 덧붙였다. 당시 대회 4강에 진출했던 시너는 상금 32만 5000달러와 랭킹 포인트 400점만 잃게 됐다.

ITIA의 조사 과정에서 시너 측은 선수의 지원 스태프 중 한 명이 손가락에 난 작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트로포더민’이라는 피부질환용 스프레이 치료제를 발랐고, 이후 장갑 없이 마사지해주다 제품에 포함된 클로스테볼이 시너의 몸에 들어갔다고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로포더민은 도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임에도 이탈리아에선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너가 도핑에 적발됐다
트로포더민을 바른 채 시너를 치료했다고 알려진 자코모 날디(왼쪽). 트레이너인 페라라(오른쪽)가 날디의 치료를 위해 트로포더민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시너는 지난 4월 임시 출전 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으나 당일 긴급 신청서로 항소했고, 항소가 받아들여 지면서 꾸준히 대회는 출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은 도핑에 통과하지 못한 선수는 곧장 임시 출전 정지 징계 처분을 받지만, 선수가 항소할 경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알리지 않고 징계도 따로 받지 않는다고 규정해 놨다.

ITIA는 4개월 가량 조사와 실험 등을 거쳤고, 8월 15일 진행된 청문회에서 과학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 독립 패널이 사건에 어떤 과실도 없다는 판결을 내려 별다른 부적격 기간도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이탈리아 반도핑기구도 이같은 결정에 동의하면서 선수에 대한 징계는 없던 일이 됐다.

ATP 투어 측도 성명을 통해 “야닉 시너와 관련된 어떤 잘못이나 부정행위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고무됐다. 엄격한 조사와 사실에 대한 독립적인 평가를 통해 그가 계속해서 경기를 할 수 있게해준 테니스 반도핑 프로그램에 감사를 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너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린 성명서

시너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지금까지 불운했던 시간과 힘들었던 일들을 모두 지난 일로 둘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계속 ITIA의 반도핑 프로그램을 준수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내 옆에는 규정 준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팀이 있다”고 게시했다.

하지만 일부 동료 선수들과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데니스 샤포발로프(105위·캐나다)는 선수마다 다른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2022년 US오픈 당시 도핑에 적발됐던 ‘여자 테니스 전 세계 1위’ 시모나 할렙(루마니아)은 곧장 임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한 달 뒤에는 4년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오랜 소명과 재판을 거쳐 올해 3월이 돼서야 코치가 건넨 오염된 보충제를 복용했다는 사실을 입증했고, 징계 기간도 9개월로 감경받았다.

할렙의 사례와 비교해 시너가 아무런 징계나 조치도 없이 넘어간 것이 불공정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코트의 악동’ 닉 키리오스(호주)는 “2년 전부터 시너의 기량이 좋아졌는데 도핑과 무관한 게 맞느냐”며 마사지로 도핑에 적발됐다는 자체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선수 생활에 영향 없이 도핑 스캔들은 넘어가게 됐지만 올 시즌 시너가 보여준 뛰어난 활약에 그림자는 드리우게 됐다.

오는 26일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US오픈에서 시너가 어떤 성적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도핑 관련 논란이 다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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