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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Big2’ 알카라스-시너, ‘이것’에 대해 의견 엇갈린 사연

알카라스 “투어 스케쥴 길고 힘들다” 토로
‘세계 1위’ 시너는 다른 의견 내놔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올해 4대 메이저 대회를 양분하며 남자 테니스의 차세대 Big2로 떠오른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와 야닉 시너(1위·이탈리아)가 투어 스케쥴이 빡빡한지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려 이목을 끌고 있다.

발단은 알카라스였다. 알카라스는 지난 22일 독일 베를린에서 끝난 대륙대항전 레이버컵 당시 기자회견에서 투어 스케쥴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알카라스는 “투어 스케쥴이 너무 길고 힘들다. 때때로 대회에 나가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 이미 몇 번이나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알카라스가 투어 스케쥴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레이버컵 기자회견에 참석한 알카라스. 사진=레이버컵 조직위

특히 “이런 투어 스케쥴은 어떤 식으로든 선수들을 죽일 것이다. 많은 좋은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투어 스케쥴에 불참하게 될 것”이라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ATP 투어 스케쥴은 1월 첫째 주부터 시작해 11월 초에 끝난다. 좋은 성적을 거둬 상위 랭킹 8위 안에 든 선수들은 11월 중순에 열리는 연말 왕중왕전 ATP 파이널스까지 소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파이널스가 끝나면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파이널까지 곧장 열린다.

게다가 올해는 7월 말에 파리 올림픽까지 있었다. 선수들은 6월 초까지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 참가한 뒤, 곧장 7월 초까지 잔디 코트에서 열리는 윔블던에 출전했다.

이후 불과 2주 만에 다시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파리 올림픽 테니스 경기에 참가했고,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곧장 하드코트 시즌에 돌입했다. 두 달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클레이-잔디-클레이-하드 코트를 오가며 경기를 소화한 셈이다.

특히 올림픽 경기가 끝난 뒤 이틀 만에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ATP1000 로저스컵이 숨 돌릴 틈 없이 개막했다. 로저스컵은 의무 참가 대회라서 부상 등 별다른 사유가 있지 않은 한 선수들은 무조건 참가해야 했다.

이 탓에 프랑스오픈, 윔블던,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의 경우 피로감을 느껴 북미 하드코트 시리즈부터 US오픈까지 죽을 쑤기 일쑤였다.

대표적인 선수가 알카라스였다. 알카라스는 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석권했고, 파리 올림픽에선 은메달까지 차지했다. 부상을 이유로 로저스컵을 건너 뛰었지만, 일주일 뒤에 개막한 ATP1000 신시내티 오픈에는 예정대로 출전했다.

알카라스가 경기 도중 라켓을 부수고 있다
신시내티 오픈 2회전에서 게임을 내주자 생애 처음 공식 경기에서 라켓을 부순 알카라스

그러나 첫판 탈락했고, 이후 US오픈에서도 2회전 충격패를 당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파리 올림픽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노박 조코비치(4위·세르비아)와 로렌조 무세티(18위·이탈리아) 역시 3회전에서 짐을 싸고 말았다. 조코비치는 올해 윔블던에서도 준우승했고, 무세티는 4강까지 진출한 바 있다.

이번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ATP500 차이나 오픈(총상금 372만 달러)에 참가한 알카라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여전히 투어 스케쥴이 힘들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알카라스는 “많은 선수들이 이미 나와 같은 의견이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알렉산더 즈베레프(2위·독일),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 등이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같은 대회에 참가한 시너는 결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의견을 내놨다. 시너는 “올해는 확실히 투어 스케쥴이 길기는 하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어떤 대회를 나갈지, 불참하지 결정할 수 있다”며 “물론 의무 참가 대회들도 있지만 선수들이 결정할 수 있는 대회들도 많다. 참가를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작년에 훈련을 위해 몇몇 대회를 건너 뛰었다”고 덧붙였다.

시너는 올해 편도선염이 도져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았다. 대신 휴식과 훈련 시간을 가진 시너는 지난달 ATP1000 신시내티 오픈을 우승한 뒤 생애 첫 US오픈 타이틀까지 석권했다. 현재 11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너의 발언을 전해 들은 알카라스는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를 수 있다. 1월 첫째 주부터 11월 마지막 주까지 투어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직접 이야기해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며 시너와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았다.

US오픈이 끝난 뒤 데이비스컵 그룹별 본선과 레이버컵 등으로 숨을 고른 ATP 투어는 이제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하반기 일정에 다시 돌입한다. 하반기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시리즈와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에서 열리는 인도어 하드코트 대회로 이어진다.

알카라스와 시너 모두 차이나 오픈 우승 의지를 다졌다. 각자 의지도 남다르다. 알카라스는 부진했던 북미 하드코트 시즌에 대한 반등과 윔블던 이후 첫 우승을 노린다.

알카라스는 “매일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나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원하는 결과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대회를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 시너는 “이곳에 다시 오게 되어 환상적이다. 올해는 훌륭한 선수들이 더 많다”며 “어떤 결과를 얻든 항상 나를 개선하고 싶다. 정말 잘하고 싶고 이를 위해 열심히 훈련해왔다”며 2연패 욕심을 드러냈다.

알카라스와 시너는 투어 스케쥴에 대한 의견만큼 시즌 하반기 성적도 매년 서로 달랐는데 올해도 비슷한 모습을 보일지, 또 다른 서사를 써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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