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펠카 “테니스 복식 선수들은 실패한 단식 선수” 발언 논란
US오픈, 올해부터 혼합 복식 경기 쇄신
논란 이어지자 오펠카 복식 선수 비난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레일리 오펠카(112위·미국)가 테니스 복식 선수들을 ‘단식에서 실패한 선수’라고 표현해 논란이다.
오펠카는 최근 한 SNS 댓글을 통해 “복식 전문가라는 말은 옳지 않다. 단식에서 실패한 복식 선수들은 사라져야 한다. 그들은 대회 티켓을 한 장도 팔지 못하면서 연습 코트, 물리치료사, 대회 자원들을 차지하고 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선수들이 수입에 관한 불평을 하는 건 정말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US오픈이 올해부터 혼합 복식 경기를 사전 개최하겠다는 발표와 맞물려 나왔다.
지난해까지 US오픈 혼합 복식은 남녀 단식 본선 2주차에 함께 열렸다. 그러나 주최 측은 올해부터 본선 개막 전 단식 예선이 열리는 주에 혼합 복식을 개최하겠다며 일정을 바꿨다.
경기 방식도 바뀔 예정이다. 총 16팀만 출전한다. 그 중 8팀은 단식 랭킹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8팀은 와일드 카드로 선정한다. 지금까지 적용되던 복식 랭킹에 따른 시드와 참가 자격 부여는 폐지된다.
혼합복식은 8월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열린다. 경기는 모두 센터코트인 아서 애시 스타디움과 두 번째로 큰 루이 암스트롱 코트에서 펼쳐진다.
기존 6게임 3세트제에서 4게임 3세트 경기로 축소하고 어드밴티지도 사라진다. 게임 스코어 4-4에서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하고, 세트 스코어 1-1이 되면 10점 매치 타이브레이크로 승패를 결정한다.
결승전만 6게임제로 진행한다. 우승 상금은 100만달러(약 14억5천만원)로 복식으로는 고액이 책정되었다.

이번 개편은 지난해 본선 개막 전에 열린 혼합 복식 시범 경기가 대성공을 거둬 이뤄졌다. 연인 사이인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파울라 바도사(스페인)가 우승을 차지했는데 당시 선수, 팬 모두 경기 방식에 호평을 보냈고 시청률도 높게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테니스협회(USTA) 측은 “혼합 복식을 따로 진행함으로써 그 가치를 높이고 더 많은 주목도 받게 될 것이다. 전 세계 팬들은 엘리트 선수들이 짝을 지어 경기하는 새로운 형태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본격 쇄신안에 대한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복식을 주무대로 삼아온 선수들은 반발했다. 지난해 US오픈 혼합 복식을 제패한 안드레아 바바소리(이탈리아)와 사라 에라니(이탈리아)는 SNS 게시물을 통해 “매우 불공평하다. 흥행 논리만 따라 개편 결정을 내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누구와도 상의 없이 내려진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복식 전문 선수 얀 젤렌스키(복식 랭킹 23위·폴란드)도 “선수들과 소통이 없었고 복식 경기 역사나 전통에 대한 경의도 없다. 정말 슬픈 일이다”고 동조했다.
그러나 테일러 프리츠(4위·미국)나 제시카 페굴라(5위·미국) 등 미국 남녀 단식 톱랭커들은 달랐다. 새로운 안을 환영하다며 공개적으로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혀 혼합 복식 쇄신안에 대한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오펠카가 복식 경기 개최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과 함께 원색적인 비난을 내놓은 셈이다. 오펠카는 이전에도 복식 경기 자체를 축소해야 한다고 발언해 빈축을 산 적이 있다.
이번 발언에 대해 테니스 전문가들이 단식 선수들도 복식에 참가하고 있다고 대응하자 오펠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복식 경기를 8강 대진으로 축소하고 단식 랭킹이 있는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팬들의 반응은 좋지 않다. ‘실패한 단식 선수들이 하는 게 복식이라면 오펠카도 곧 참가해야 한다’ ‘복식 선수들이 처우나 상금에 대해 불만을 가져 온 것을 본 적이 없다’ ‘복식 전설 브라이언 형제가 오펠카보다는 티켓을 많이 팔았을 것이다’라며 비판했다. ‘복식 선수에게 여자 친구를 뺏겼던 것 아니냐’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특히 211cm 큰 키에 강서브를 주무기로 삼는 오펠카를 겨냥해 ‘티켓을 팔지 못하면서 연습 코트와 물리치료사, 대회 자원을 쓰고 있는 건 서브 로봇도 마찬가지’라는 비난까지 나왔다.
복식에 회의적인 오펠카는 2022년 이후 복식 경기에 나선 적이 없다. 그해 2차례 복식에 나섰으나 모두 첫판에 탈락했다.
복식 타이틀은 1개 가지고 있다. 2021년 ATP250 애틀란타 대회에 야닉 시너(이탈리아)와 함께 참가해 복식 우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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