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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P 새 규정에 뿔난 알카라스..”미친 것 같다”

ATP, 잔디시즌부터 강화된 ‘샷 클락’ 시범 도입
알카라스 “공 요청할 시간도 부족” 분통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시즌 첫 잔디 코트 대회에서 조기탈락한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가 ATP(남자테니스협회)의 새 규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알카라스는 2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ATP500 신치 퀸즈클럽 챔피언십(총상금 225만 유로) 16강에서 잭 드래퍼(31위·영국)에게 6-7(3) 3-6으로 졌다.

프랑스오픈부터 이어온 8연승 행진이 멈추는 동시에 대회 2연패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타이틀 방어에 실패하면서 랭킹도 3위로 밀려나게 됐다.

알카라스는 상대 선수였던 드래퍼에게는 축하 인사를 전했지만, ATP에게는 참지 않았다.

대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알카라스는 “주심이 새로운 규정이자 새로운 것이 있다고 했다. 시계가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랠리가 끝나자마자 곧장 시계가 켜졌다”고 말했다.

주심이 말했다는 새로운 것은 ‘샷 클락’ 제도다. 샷 클락은 포인트 사이에 선수들이 25초 안에 서브를 넣어야 한다는 규정이다.

선수들의 루틴 탓에 서브 넣는 시간이 길어지고, 경기 시간도 늘어지자 지난 2018년부터 ITF(국제테니스연맹)가 도입한 제도다.

샷 클락과 관련해 그동안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25초라는 시간이 적당한지와 더불어 선수들이 25초를 자주 어기는 데도 별다른 제재가 없을 때도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ATP는 칼을 빼들었다. 올해 잔디 시즌부터 강화된 규정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그전까지 25초는 주심이 점수를 부르고 난 뒤 혹은 주심의 재량에 따라 시작됐지만 이제는 한 포인트가 끝나면 정확히 3초 뒤부터 25초를 세기로 한 것이다.

25초 안에 서브를 넣어야 하는 샷 클락 제도. 사진=ATP 경기 화면 캡쳐

ATP 관계자는 “경기 흐름을 효율화하고 일관된 시간 관리를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규정”이라고 전했다.

알카라스는 “선수들에게는 나쁘다. 네트에서 포인트를 결정하고 나니 공을 달라고 할 시간도 없었다. 단순히 수건 근처에서 천천히 시작할 시간을 달라는 게 아니다. 공을 달라는 시간도 없다는 뜻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말 미친 것 같다. 공을 요청할 수도 튀길 수도 없는 시간이다. 나는 테니스에서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재차 분통을 터뜨렸다.

“랠리가 길었거나 네트에서 포인트를 내면 보통 수건이나 루틴할 시간을 요청한다. 나의 경우에는 공 4개를 달라고 하고, 다음 포인트에 집중하면서 공을 튀기고 이후 최선을 다해 서브를 넣는다. 그런데 오늘은 계속 서두르는 느낌이었다. 공을 튀길 시간도, 내 루틴을 할 시간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알카라스는 ATP와 직접 만나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도 말했다.

샷 클락 규정을 강화한 첫 대회 만에 선수 반발이 나왔지만, ATP는 일단 올해 말까지는 투어 대회에 계속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라 협회와 선수 간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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