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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P파리바오픈] 조코비치, 20세 럭키루저에 3회전 ‘충격패’

<3회전> 조코비치 1 : 2 나르디
20살 럭키루저에게 지며 조기 탈락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20세 신예에게 무릎을 꿇었다.

1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ATP1000 BNP 파리바 오픈(총상금 949만 달러) 단식 3회전에서 조코비치는 루카 나르디(123위·이탈리아)에게 2시간 20분 만에 4-6 6-3 3-6으로 졌다.

2003년생으로 올해 20세인 나르디는 예선 2회전에서 다비드 고팡(112위·벨기에)에게 지며 탈락했으나 기권자가 나온 덕에 럭키 루저로 본선 대진표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단어 그대로 운 좋게 본선 출전 기회를 잡은 선수가 ‘세계 1위’ 대어를 잡은 셈이다.

나르디가 조코비치를 제압했다
조코비치를 꺾은 ‘럭키루저’ 나르디. 사진=ATP 공식 홈페이지

1세트 초반 두 선수는 팽팽하게 맞섰다. 게임 스코어 2-2 상황에서 먼저 기회를 잡은 건 나르디였다.

조코비치의 포핸드 범실이 잦은 사이 브레이크 포인트를 처음 잡아냈고 그대로 게임을 가져왔다.

이후 흐름을 뺏기지 않은 나르디가 44분 만에 1세트를 6-4로 선취했다.

젼얼을 다잡은 조코비치는 2세트 시작부터 기선 제압에 나섰다. 나르디의 게임을 바로 브레이크하며 게임 스코어 2-0으로 앞섰다.

그러나 나르디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조코비치의 서브로 진행된 3번째 게임에서 놀라운 위너들로 브레이크 포인트를 잡아내며 조코비치를 당황시켰다.

조코비치가 서브 포인트로 수시로 위기를 벗어나면 곧장 나르디가 위너로 브레이크 포인트를 다시 잡는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무려 12분 넘게 걸린 게임은 나르디의 5번째 브레이크 포인트에서 다소 허무하게 끝이 났다.

조코비치의 서브를 아웃으로 판단했던 나르디가 잠시 주춤하다 급하게 공을 쳤고, 조코비치는 이 공을 드롭샷으로 처리한 뒤 갑자기 경기를 멈췄다. 그 사이 나르디가 받아친 공은 조코비치의 코트에 떨어졌다.

조코비치는 심판에게 “나르디가 갑자기 플레이를 멈췄다”고 주장했으나 심판은 “아니다. 그리고 콜이 있기 전까지는 계속 경기를 해야 한다”고 대꾸했다.

나르디가 주춤하면서 플레이를 방해했다는 조코비치 주장을 심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

그렇게 포인트는 나르디에게 돌아갔고 2세트 게임 스코어도 2-2 동률이 됐다.

포핸드 범실이 잦았던 조코비치. 사진=ATP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위기는 상승세의 발판이 됐다. 이후 조코비치는 견고한 플레이로 범실을 줄여나갔고, 되려 나르디가 조급해진 플레이 탓에 실수가 잦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조코비치는 나르디의 게임을 한 차례 더 브레이크하며 승부를 마지막 세트로 몰고 갔다.

나르디는 3세트 초반부터 스트로크에 불을 뿜었다.

첫 서브 성공률과 득점률이 80%가 넘었고, 무엇보다 위너 10개를 꽂으며 같은 상황에서 1개를 기록한 조코비치를 압도했다.

특히 나르디는 긴 랠리 싸움에서 주도권을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3세트 초반까지 두 선수가 9번 넘게 주고 받은 롱랠리는 20번이었는데 이 가운데 15번을 나르디가 이겼을 정도였다.

상승세를 완벽하게 탄 나르디는 조코비치의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4-2, 그리고 5-3으로 앞서나갔다. 마지막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맞은 매치 포인트를 에이스로 장식하며 대이변을 완성했다.

나르디는 누구?

나르디는 개인 최고 랭킹이 지난 달에 기록한 106위, 투어 통산 전적은 4승 12패일 정도로 무명 선수다.

그는 이번 대회 2회전에서 장 지젠(50위·중국)을 이기며 생애 처음으로 TOP50 상대로 승리를 기록했는데, 3회전에서 TOP10을 넘어 처음으로 세계 1위까지 이기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메이저 대회와 ATP1000 대회를 통틀어 조코비치를 이긴 가장 낮은 랭킹의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나르디는 “아마 오늘 밤 전까지는 다들 나를 몰랐을 것”이라며 “관중들이 이 경기를 즐겼기를 바란다. 조코비치를 이겨서 너무 행복하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또 “내 생각엔 이건 기적 같다. 나는 20살이고 100위권 선수다. 그런데 조코비치를 이겼다. 정말 놀랍다”고 연신 감격했다.

자국 동료 야닉 시너(3위·이탈리아)도 언급했다.

나르디는 “나는 시너가 모든 경기를 이기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시너의 경기가 확실히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줬다. 오늘 이길 줄은 몰랐지만 그동안 최선을 다해 연습해왔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이탈리아 선수에게만 2패를 기록한 조코비치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ATP1000 대회 연승 기록도 ’11’에서 멈췄다. 이번 대회를 우승하면 달성할 수 있었던 커리어 통산 1100승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이번 시즌 통틀어 최고의 이변을 만들어낸 나르디는 다음 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생애 첫 TOP100에 데뷔한다.

나르디의 16강 상대는 토미 폴(17위·미국)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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