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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위’ 무구루사, 현역 은퇴 선언

휴식 선언 14개월 만에 테니스 떠나는 무구루사
현역 시절 세계 1위·메이저 2차례 우승

[디스이즈테니스=김한대 에디터] 가르비녜 무구루사(랭킹없음·스페인)가 30세의 나이에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무구루사는 20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테니스를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은퇴할 준비가 됐고 내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 준비도 됐다고 느낀다. 테니스는 내 인생의 첫 부분에서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독특한 상황을 경험한 환상적인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내가 처음 공을 치기 시작했을 때 누군가 ‘넌 프로 테니스 선수가 될 것이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세계 1위가 될 거야’라고 했다면 나는 그 사람이 미쳤다고 생각했을 것이다”며 자신의 선수 경력을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이제 경쟁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쉬고 싶고 가족과 함께 있고 싶고 잃어버린 시간도 만회하고 싶다. 내 몸과 마음이 그동안 이것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무구루사의 마지막 투어 대회 출전은 지난해 2월 WTA250 리옹 오픈이다.

당시 그는 2022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출전한 5개 대회에서 모두 첫판에 떨어지는 등 6연패 수렁에 빠진 상태였다.

무구루사는 가족과의 시간, 그리고 휴식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투어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었는데 14개월 동안 두문불출한 끝에 그대로 은퇴를 선언했다.

무구루사가 테니스 은퇴를 선언했다
무구루사가 은퇴식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기자회견 생중계 영상
무구루사는 누구?

1993년생인 무구루사는 지난 2008년부터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2012년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두각을 드러낸 건 2년 만인 2014년이었다. WTA250 호바트 인터내셔널에서 생애 첫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프랑스오픈 2회전에서 당시 세계 1위 세레나 윌리엄스(은퇴·미국)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테니스계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특히 복식 대회에서도 2차례 우승하고, 프랑스오픈 복식 4강까지 진출하며 단·복식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2015년 윔블던에서 생애 첫 메이저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고, 하반기 WTA1000 차이나 오픈도 석권하며 세계 3위까지 올랐다. 왕중왕 전인 WTA 파이널스에도 단·복식 모두 참가해 첫 출전 만에 단식은 준결승, 복식은 준우승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냈다.

2016년 투어에선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프랑스오픈에서 당시 세계 1위 세레나를 또 다시 제압하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은 무구루사의 기량이 만개한 해였다. 슬로우스타터 답게 시즌 전반에는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윔블던 16강에서 당시 세계 1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 8강에서 당시 8위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 그리고 결승에선 세레나의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를 꺾고 두 번째 메이저 왕관을 차지했다.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윌리엄스 자매를 꺾고 우승한 선수는 무구루사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한 달 뒤, WTA1000 웨스턴 앤 서던 오픈까지 우승한 무구루사는 2017년 9월 처음 세계 1위에 올랐다. 이후 4주 가량 세계 정상을 지켰다.

2017년을 기점으로 무구루사에겐 잔부상이 드리웠다. 목과 등 부상에 시달리면서 투어 대회에서 수시로 기권했고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메이저 대회에서도 초반 탈락하며 2년 가량 별다른 인연을 맺지 못했다.

랭킹이 30위권까지 밀려난 2020년이 돼서야 무구루사는 오랜만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던 호주오픈에서 당시 세계 3위 시모나 할렙(루마니아), 5위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 등 톱10을 3명이나 제압하며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기세는 2021년에도 이어졌다. 시즌 초반 WTA1000 카타르 토탈 오픈과 WTA1000 두바이 듀티 프리 챔피언십에 연달아 결승 진출했고, 두바이 대회는 우승 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다.

다른 대회들에서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추가한 덕에 오랜만에 톱10에 복귀한 무구루사는 4년 만에 WTA 파이널스 참가 자격도 따냈다. 결국 3전 4기 만에 왕중왕 전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 타이틀은 무구루사의 선수 생활 마지막 우승이 됐다.

무구루사는 10여 년 투어 생활 동안 통산 449승 238패를 기록하며 총 10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다. 복식은 5번 우승했고 최고 랭킹은 10위다. 단·복식을 합한 통산 상금은 2,480만 달러(약 340억 원)다.

무구루사는 은퇴 후 라우레우스 스포츠 어워드의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이 상은 지난 2000년부터 라우레우스 스포츠 아카데미에서 수상을 시작했다. 스포츠계의 아카데미상으로 정착시킬 목적으로 수상자를 뽑아왔으며 실제로 세계 최고 권위의 스포츠 상으로 평가받는다.

수상 후보는 70개국 1,000명 이상의 스포츠 관계자 투표로 최종 6명이 선정되며 70명 이상의 라우레우스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최종 수상자를 결정한다.

올해는 4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만큼 스페인 대표 스포츠 선수로 활약한 무구루사가 홍보를 맡아왔다.

동시에 그는 자신의 새로운 삶을 즐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테니스에선 내 일상이 없었다. 아마도 가끔 경기할 수는 있겠지만 강도 없이 순전히 재미로 할 것 같다. 테니스는 더 이상 나의 마음, 나의 일상, 나의 하루를 차지하지 않는다. 요즘 필라스테나 다른 운동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온전히 휴식을 취하며 건강하게 아주 잘 지내겠다”며 은퇴식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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