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카를로] 조코비치, 지난해 16강 패배 설욕..메드베데프 탈락
조코비치, 무세티 2-0으로 제압
드 미노와 8강 맞대결..또 다시 설욕전 노려
메드베데프, 자국 동료에 패배..치치파스 8강행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설욕전에 나섰던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11일(현지시각)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ATP1000 롤렉스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총상금 595만 유로) 16강에서 조코비치는 로렌조 무세티(24위·이탈리아)를 1시간 58분 만에 7-5 6-3으로 이겼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이 대회 16강에서 무세티에게 세트 스코어 1-2 역전패를 당하며 탈락한 바 있다.
이날도 출발은 무세티가 좋았다. 조코비치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게임 스코어 3-1로 앞서 나갔다.
조코비치는 몸이 덜 풀린 듯 연이어 범실을 저질렀고, 그 사이 무세티는 4-2로 달아났다.
1세트 중반에 이미 조코비치의 범실이 10개가 넘으면서 또 다시 지난해 악몽이 재현되는 듯 했다.
그러나 전열을 다잡은 조코비치가 곧 분위기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위너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자신의 서브 게임을 수월하게 지킨 뒤 듀스 접전 끝에 무세티의 게임을 뺏으며 게임 스코어를 동률로 맞췄다.
초반 분위기를 놓친 무세티의 범실에 힘입어 조코비치는 브레이크에 한 차례 더 성공했고, 1세트를 1시간 6분 만에 힘겹게 선취했다.
2세트에서도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간 조코비치는 초반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일찌감치 4-1로 달아났고, 격차를 그대로 유지한 채 승부를 매조지었다.
조코비치는 첫 서브 성공률과 득점률이 전반적으로 60%대에 머무는 등 공격 지표가 좋지는 않았으나, 더 낮은 40~60%를 기록한 무세티를 무난히 제압하며 1년 전 충격패를 설욕했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조코비치는 “1세트 4-3이 분수령이었다. 브레이크에 성공한 뒤 탄력을 받았다. 클레이 코트는 상황이 빠르게 반전될 수 있기 때문에 브레이크가 마냥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힘든 순간에도 강하고 공격적으로 버티려고 했는데 주효했던 것 같아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코비치는 이 대회에서 2013, 2015년에 우승했으나 마지막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8강 문턱을 넘은 적이 없다.
조코비치는 알렉스 드 미노(11위·호주)를 상대로 9년 만의 4강 진출이자, 지난 1월 남녀 혼성 국가대항전 유나이티드컵 8강에서 당했던 패배의 설욕을 노린다.
드 미노는 자국 동료 알렉세이 포피린(46위·호주)를 꺾고 8강 티켓을 따냈다. 이날 승리로 드 미노는 1999년 마크 필리포시스(은퇴·호주) 이후 처음으로 이 대회 8강에 오른 호주 선수가 됐다.
한편, 4번 시드를 받고 출전한 다닐 메드베데프(4위·러시아)는 자국 동료 카렌 하차노프(17위·러시아)에게 3-6 5-7로 일격을 당하며 탈락했다.
두 선수 모두 베이스라인에서 견고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중요 순간마다 포인트를 가져간 하차노프가 신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는 하차노프가 톱5 선수를 상대로 거둔 5번째 승리다. 또 메드베데프와의 상대 전적을 2승 5패로 따라붙었다.
특히 클레이 코트에서 맞붙은 건 이날이 처음인데 승리로 장식하게 됐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하차노프는 “하드코트에서 메드베데프와 몇 차례 팽팽한 대결을 벌였는데 대부분 졌다. 클레이 코트 대회에서 우승한 적은 없지만 그동안 잘해왔다. 사실 어떤 면에서는 내가 메드베데프보다 클레이 코트 성적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게 오늘 나에게 자신감을 줬다. 라인 밖으로 메드베데프를 몰기 위해 깊게 공을 치려고 노력했다. 일관성을 유지해서 더 나아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하차노프는 프랑스오픈 8강에 2차례 올랐지만, 메드베데프는 2021년 8강을 제외하면 성적이 신통치 않다. 지난해도 프랑스오픈 첫판에서 탈락했다.
또 메드베데프는 통산 타이틀 20개 가운데 19개가 하드코트라서 이른바 ‘하드코트 스페셜리스트’로도 통한다.
메드베데프는 지난해 ATP1000 로마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클레이코트 대회를 우승한 뒤 ‘클레이코트가 조금 좋아졌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하차노프는 8강에서 대회 통산 2회 우승자 스테파노스 치치파스(12위·그리스)를 상대한다.
치치파스는 올 시즌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며 랭킹도 10위 밖으로 밀렸지만, 자신이 가장 잘하는 클레이 코트에서 자신감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날 알렉산더 즈베레프(5위·독일)와의 16강 빅매치를 2시간 6분 만에 7-5 7-6(3)으로 이기며 올 시즌 처음으로 ATP1000 대회 8강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