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나 할렙, 무릎 부상으로 챌린저 대회 출전 포기
할렙, 23일 마드리드 오픈으로 복귀 예정
[디스이즈테니스=김한대 에디터] ‘전 세계 1위’ 시모나 할렙(1144위·루마니아)에게 부상 악령이 드리웠다.
루마니아 테니스 협회는 12일(한국시각)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할렙이 무릎 부상을 당한 탓에 다음주 나가려던 챌린저 대회를 기권한다고 발표했다.
할렙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계획을 바꿨다. 내 몸이 아직은 적응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복귀를 서두르고 싶지 않다. 다음주 대회에 나가지 못할 것 같다”고 썼다.
애초 할렙은 다음주 포르투갈 오이라스에서 개막하는 WTA125 오이라스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16만 달러)에 와일드 카드(초청선수)를 받아 참가할 예정이었다.
WTA125 시리즈는 여자 테니스 협회(WTA)가 관리하는 투어 바로 아랫급으로 남자 테니스로 치면 챌린저 최상급 대회에 해당한다.
할렙은 도핑 위반 의혹을 벗고 지난달 WTA1000 마이애미 오픈으로 1년 6개월 만에 공식 복귀했다.
자격 정지 징계와 더불어 도핑 관련 재판에 참석하느라 투어 랭킹이 아예 없는 상태여서 당시 와일드 카드를 받아 출전했다.
1회전에서 한때 세계 2위까지 올랐던 파울라 바도사(91위·스페인)를 만나 선전했으나 6-1 4-6 3-6으로 역전패 당했다.
이후 챌린저 대회로 클레이 시즌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할렙은 오는 2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막하는 WTA1000 무투아 마드리드 오픈(총상금 877만 달러)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오이라스 대회보다 앞서 마드리드 오픈 주최 측으로부터 와일드 카드를 받아 출전을 조기 확정했다.
할렙은 이 대회에서만 4차례 결승에 올라 2번(2016~2017) 우승을 차지했다. 4번 결승 진출은 여자부 최고 기록이다.
대회 개인 통산 전적은 30승 9패로 모든 WTA1000 대회를 통틀어 가장 좋은 성적을 내왔다.
할렙은 인연이 깊은 마드리드 오픈에서 1년 반 만의 투어 승리이자 완벽한 재기를 노린다.
할렙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즐거운 기억이 가득한 대회로부터 와일드 카드를 받아 행복하고 감사하다. 곧 만나자”는 글을 올리며 활약을 예고한 바 있다.
도핑 혐의 벗은 전 세계 1위
지난 3월, 할렙은 도핑 위반 혐의를 완벽하게 벗었다.
할렙은 지난 2022년 US오픈 도핑 검사에서 금지 약물인 록사두스타트가 검출됐다. 지난해 5월에는 선수생체여권(ABP) 분석에서도 금지 약물을 투여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이후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가 구성한 독립 재판소는 할렙을 둘러싼 도핑 의혹들을 사실로 보고 지난해 9월, 4년 출전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할렙은 의혹이 불거진 뒤 줄곧 결백과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난 테니스를 지배하는 규칙을 그동안 진지하게 받아들여왔다. 고의적, 의도적으로 금지 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또 록사두스타트가 검출된 것에 대해선 “2022년 8월쯤 섭취한 콜라겐 보충제가 록사두스타트에 오염된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며 실수라고 주장했다.
할렙은 그동안 CAS에 항소하고 보충제를 추천해준 유명 코치 패트릭 무라토글루도 해임했다. 보충제 제조회사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월 할렙의 항소를 심리한 CAS는 “패널들이 모든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할렙이 오염된 보충제 섭취로 록사두스타트가 검출됐다는 것을 확률상으로 판단했기에 도핑 위반 의도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할렙의 출전 정지 징계를 4년에서 9개월로 줄이는 데 동의했다”고 판결했다.
할렙의 출전 정지 징계가 2022년 10월부터 시작된 만큼 사실상 모든 징계가 끝났고, 국제테니스청렴기구도 CAS 판결을 인정한다고 밝히면서 할렙의 기나긴 도핑 스캔들은 막을 내렸다.
할렙은 출전 정지 기간에도 계속 훈련을 해왔고, 혐의를 벗자마자 마이애미 오픈 측이 와일드 카드를 제공한 덕에 곧장 투어에 복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