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카를로] 치치파스 vs 루드 우승 다툼..세계 1·2위 동반 탈락 이변
치치파스, 풀세트 접전 끝에 시너 제압
조코비치 꺾은 루드..1위 이긴 첫 노르웨이 선수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스테파노스 치치파스(12위·그리스)와 캐스퍼 루드(10위·노르웨이)가 우승 타이틀을 놓고 격돌한다.
13일(현지시각)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ATP1000 롤렉스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총상금 595만 유로) 준결승에서 치치파스는 야닉 시너(2위·이탈리아)를 풀세트 접전 끝에 6-4 3-6 6-4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 대회 3번째 결승 진출이다. 치치파스는 2021년과 2022년 결승에 올라 모두 우승했다.
이날 승리로 치치파스는 다음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톱10 복귀도 확정지었다.
올 시즌 부진했던 치치파스는 지난 2월 세계랭킹에서 5년 만에 톱10 밖으로 밀렸다. 그러나 자신이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클레이 코트 대회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치치파스는 1세트 첫 서브 득점률 93%를 앞세워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시너의 서브 게임을 한 차례 브레이크하며 44분 만에 1세트를 선취했다.
2세트는 전열을 다잡은 시너가 주도권을 가져갔다. 초반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3-0으로 앞서 나갔고, 5-3 상황에서 내준 브레이크 포인트 5개를 결국 지워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는 두 선수 모두 다소 기세를 잃은 모양새였지만, 그럼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시너가 게임 스코어 4-2로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7번째 게임에서 시너가 뜻밖의 무릎 경련을 겪으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두 차례 치료를 받는 등 투혼을 발휘했으나 결국 시너는 경련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승리를 내줬다.
올 시즌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는 시너는 기세를 몰아 이 대회 첫 결승 진출을 노렸으나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준결승에 만족하게 됐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치치파스는 “내가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테니스였다. 시너는 정말 어려운 상대다. 오늘 경기 내내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힘들고 이길 방법이 많지 않은 상대를 이겨서 너무 행복하다”소감을 전했다.
이어 열린 4강 경기에서는 루드가 2시간 17분 만에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격침시켰다.
조코비치의 서브로 시작된 경기에서 루드는 곧장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일찌감치 4-1로 달아난 루드는 격차를 그대로 유지하며 1세트를 선취했다.
그러나 스트로크가 살아난 조코비치가 2세트 초반부터 위너를 잇따라 꽂으며 흐름을 가져갔다.
2세트 들어 두 선수 모두 첫 서브 성공률이 20~30%에 그치는 등 공격 지표가 좋지 않았으나 조코비치는 중요 순간에 2차례 브레이크를 모두 성공시키며 승부를 3세트로 몰고 갔다.
두 선수는 서로 브레이크를 주고 받으며 3세트 중반까지 4-4로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루드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무난하게 지킨 반면, 조코비치는 범실을 연발하며 매치 포인트를 3개나 내줬고 마지막 포인트도 더블폴트로 결국 승리를 헌납하고 말았다.
루드는 그동안 조코비치에게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상대 전적에서 5패로 철저하게 밀렸지만 5전 6기 끝에 첫 승리를 따냈다.
루드가 톱3 선수에게 처음 거둔 승리인데, 특히 테니스 역사상 세계 1위를 처음 이긴 노르웨이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에 두 번째 ATP1000 결승 진출을 해낸 루드는 여세를 몰아 생애 첫 ATP1000 대회 우승을 노린다.
루드는 그동안 통산 10차례 투어 우승을 차지했지만 모두 ATP250 대회였다.
치치파스와 루드의 상대 전적은 2승 1패로 루드가 근소하게 앞선다.
한편, 조코비치는 2015년 이후 9년 만에 3번째 대회 우승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올해 부진한 조코비치는 클레이 시즌에 반등을 노렸으나 또 다시 패배를 당하며 올 시즌 나선 4차례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