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 “프랑스오픈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
나달, 바르셀로나 오픈 32강 탈락에도 긍정
“위험을 감수할 시간이 아니었다”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자신의 텃밭과도 같은 클레이 코트 대회에서 2경기 만에 졌지만 투지는 더 커졌다. ‘흙신’ 라파엘 나달(644위·스페인)이 프랑스오픈 우승 의지를 불태웠다.
나달은 17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ATP500 바르셀로나 오픈(총상금 278만 유로) 32강에서 알렉스 드 미노(11위·호주)에게 1시간 52분 만에 5-7 1-6으로 졌다.
바르셀로나 오픈은 나달이 2005~2009년 5연패를 포함해 통산 12번이나 우승한 대회다. 마지막 우승은 2021년이다.
나달이 클레이 코트에서 진 건 지난 2022년 ATP1000 로마 마스터스 16강 이후 2년 만인데, 특히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진 건 2021년 이후 처음이다.
나달은 1회전에서 21살 신예 플라비오 코볼리(63위·이탈리아)를 2-0으로 꺾으며 녹록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으나 서브와 전반적인 움직임에선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 듯한 모습을 보여준 끝에 2경기 만에 퇴장했다.
하지만 나달은 이번 대회 성적과 과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기에서 진 뒤 기자회견에 참석한 나달은 “사실 오늘 경기는 나의 모든 것을 바쳐서 단어 그대로 죽어야 하는 날이 아니었다. 파리에서 신의 뜻대로 할 것이다. 거기서 나는 경쟁력을 갖기를 바라고 모든 초점은 거기에 있다. 이번 대회 참가는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주일 전에는 이곳에서 경기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대회 전에 가졌던 명백한 생각은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경기를 했다는 것이고 코트에 섰다는 자체가 좋은 소식이었다”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 오픈은 실전 감각 정도를 익히는 차원으로 크게 무리하지 않았고 모든 역량과 기량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오픈에서 쏟아 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나달은 앞서 올해 최대 목표가 15번째 프랑스오픈 우승과 파리 올림픽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복귀 시계 빠르게 앞당긴 나달
나달은 애초 지난주 끝난 ATP1000 롤렉스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총상금 595만 유로)로 올해 클레이 시즌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회 개막 직전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며 출전을 포기했다.
당시 스페인 매체들은 나달이 복부와 허리에 문제가 생겨 서브를 넣는 데 어려움이 있고 이 탓에 4~6주 가량 재활이 필요하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나달의 복귀 대회는 다음달 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막하는 ATP1000 로마 마스터스(총상금 787만 유로)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나달은 뜻밖의 조기 복귀를 선택했다.
몬테카를로 마스터스 기권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르셀로나 현지에 도착해 수차례 훈련을 진행했고, 몸에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않아 대회 개막날 최종 출전을 확정지었다.
나달의 출전 결정에 스테파노스 치치파스(7위·그리스)는 “이번 대회 의심할 여지 없이 우승 후보”라고 나달을 예우했으나 나달은 “이곳에서의 성적 때문에 그렇게 나를 평가해준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우승 후보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워한 바 있다.
나달은 기자회견에서 “몸도 더 가볍고 행복하다. 중요한 점은 한 주가 끝날 때까지 (몸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힘들다 해도 나의 모든 것을 다 밀어붙일 시간이 아니었다. 우리는 가능한 가장 논리적인 방법으로 일할 것이다”고 말했다.
나달은 몸 상태를 체크한 뒤 오는 24일 개막하는 ATP1000 무투아 마드리드 오픈(총상금 787만 유로)이나 로마 마스터스에 참가한 뒤 파리로 입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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