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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리바키나 “투어 일정 너무 가혹하다” 일침

리바키나, 또 다시 WTA 비판

[디스이즈테니스=김한대 에디터] 올 시즌 우승 횟수(3승), 다승(28승), 결승 진출 횟수(5승)에서 모두 1위를 내달리고 있는 엘레나 리바키나(4위·카자흐스탄)가 WTA(여자테니스협회)에 불만을 토로했다.

리바키나는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WTA1000 무투아 마드리드 오픈(총상금 877만 달러) 32강에서 마야르 셰리프(72위·이집트)를 6-1 6-4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지난주 WTA500 포르쉐 그랑프리 우승 기운을 마드리드에서도 기분 좋게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리바키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 참석한 리바키나.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특히 리바키나는 올 시즌 만성 위장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 탓에 참가하려던 대회 출전을 포기하거나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대회에 나간 적도 있지만 상승세만큼은 잃지 않고 있다.

32강 승리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투어 일정이 우리에게는 매우 어렵다. 이것만큼은 확실하다. 사람들은 수준 높은 테니스 경기를 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일정을 많이 소화하고 매주 대회에 나가면서 좋은 경기까지 하는 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현재 투어에는 리바키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부상과 싸우고 있다. 전 세계 2위 파울라 바도사(101위·스페인)는 고질적인 등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를 통째로 쉰 뒤 올해 초 복귀했지만 좀처럼 등 부상 악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번번이 대회 출전을 포기하거나 경기 도중 기권하는 일도 잦다.

2021년 US오픈 우승자 엠마 라두카누(221위·영국)도 지난해 손목과 발목 부상을 겪은 뒤 올해 복귀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선수들은 부상 이유로 가혹한 일정과 대회마다 달라지는 테니스공 등을 꼽고 있다.

리바키나는 “선수들이 다치지 않도록 일관성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가 조금 더 쉽게, 건강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진퇴양난의 WTA

리바키나가 WTA의 일정과 리더십을 문제 삼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리바키나는 지난해 WTA1000 로저스컵 8강에서 다리아 카사트키나(10위·러시아)와 1박 2일 풀세트 접전을 벌인 끝에 간신히 이겼다.

경기가 끝난 시각만 무려 새벽 3시였다. 리바키나는 인터뷰까지 소화한 뒤 동이 틀 때쯤 잠들었고, 일어나자마자 4강 경기를 뛰어야 했다.

투혼을 발휘했지만 결국 루드밀라 삼소노바(15위·러시아)에게 세트 스코어 1-2로 지며 탈락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리바키나는 “확실히 일정과 전체적인 상황 때문에 무기력한 느낌을 받았다. 무조건 따라야 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참 마음에 안 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사실 부상도 생겼다. 선수들은 이런 상황에 대처하면서 좋은 경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경기가 마지막이기를 바란다. 프로답지 못한 상황 같다. 지금 중요한 것은 주최 측의 대처가 아니라 WTA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리더십이 많이 약하고 올해 이해할 수 없는 상황도 많았지만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시 WTA는 왕중왕전인 WTA 파이널스를 불과 석 달 가량 앞두고도 개최지를 찾지 못해 망신을 당한 상태였다. 거기에 일정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다는 선수들의 문제 제기까지 더해지며 진퇴양난 형국이 됐었다.

우여곡절 끝에 멕시코 칸쿤에서 대회를 열었지만 불량한 코트 상태, 홍보와 관중 부족 등으로 끝없는 논란에 시달렸다.

특히 자금난 탓에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그럼에도 별다른 재무 구조 개선안 없이 선수들의 경기력에만 단순 의존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WTA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WTA 파이널스 3년 개최 협약’을 맺으며 급한 불은 껐지만, ‘오일 머니’만 좇느라 정작 여자테니스협회가 여성 인권은 등한시했다는 내외부의 강도 높은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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