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카를로] ‘디펜딩 챔피언’ 루블레프 탈락..시너는 16강 안착

[디스이즈테니스=김지환 에디터] 대회 본선 셋째날에 전년도 우승자가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10일(현지시각)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ATP1000 롤렉스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총상금 595만 유로) 32강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5위·러시아)가 알렉세이 포피린(46위·호주)에게 4-6 4-6으로 지며 탈락했다.

루블레프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홀거 루네(7위·덴마크)를 제압하고 생애 첫 ATP1000 대회 타이틀을 품에 안았던 디펜딩 챔피언이다.

대회 2연패를 노렸지만 뜻밖의 복병을 만나 첫판에서 고개를 숙이게 됐다.

1세트 초반 2-1 상황에서 포피린은 강력한 포핸드로 연이어 위너를 성공 시키며 루블레프의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이 게임이 결과적으로 분수령이 됐고, 포피린은 격차를 그대로 유지하며 52분 만에 1세트를 선취했다.

2세트 초반 흐름은 정반대였다. 전열을 다잡은 루블레프가 포피린의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1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포핸드와 서브가 되살아난 포피린이 루블레프의 게임을 뺏으며 동률을 맞췄고, 두 선수는 게임 스코어 4-4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균형을 깬 건 포피린이었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수월하게 지킨 데 이어 듀스 접전 끝에 루블레프의 게임을 다시 가져오며 1시간 40분 만에 승부를 마무리했다.

루블레프로선 마지막 두 포인트를 모두 자신의 범실로 내준 게 뼈아팠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포피린은 “센터 코트에서 경기하는 건 처음이라 즐거웠다. 올해 첫 클레이 코트 대회인데, 지난해 클레이 대회에서 좋은 추억이 있기 때문에 편안함을 느꼈다. 디펜딩 챔피언을 이겨서 기분이 좋고 놀라운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똑같은 공을 치지 말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리듬만 맞으면 그는 최고의 베이스라이너 중 한 명이기 때문에 공을 치는 페이스와 높이, 그리고 스핀 등에 변화를 주려고 했다. 그게 잘 먹힌 것 같다”고 승리 요인을 분석했다.

포피린은 지난해 ATP250 우막 오픈에서 우승하며 생애 두 번째 투어 타이틀을 차지했다. 개인 최고 랭킹은 올해 2월 기록한 38위다.

포피린은 16강에서 자국 동료 알렉스 드 미노(11위·호주)를 상대한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1승 1패로 호각세인데 마지막 대결은 2021년이다.

한편, ‘강력한 우승후보’ 야닉 시너(2위·이탈리아)는 시즌 첫 클레이 코트 경기를 가볍게 이겼다.

32강에서 세바스찬 코르다(27위·미국)를 1시간 15분 만에 6-1 6-2로 제쳤다.

시너는 첫 서브 성공률이 49%로 낮았으나, 첫 서브가 들어가면 포인트를 이긴 확률인 첫 서브 득점률은 무려 95%에 달했다.

위너는 17개, 범실은 9개로 막으며 별다른 위기없이 16강 티켓을 따냈다.

시너는 “코르다와 나는 비슷한 경기 스타일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플랫하게 공을 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런 조건에서 경기를 잘 풀어나간 것 같다. 매년 이곳에서 좋은 경기를 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오늘 경기력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너의 16강 상대는 얀 레나르트 스트루프(25위·독일)로 정해졌다.

두 선수는 지난달 ATP1000 BNP 파리바 오픈 32강에서 첫 맞대결을 벌였고 당시 시너가 세트 스코어 2-0으로 이겼다.

2021, 2022년 대회 우승자인 스테파노스 치치파스(12위·그리스)도 토마스 마틴 에체베리(31위·아르헨티나)를 1시간 만에 6-1 6-0으로 이기면서 알렉산더 즈베레프(5위·독일)와의 16강 빅매치가 성사됐다.

다닐 메드베데프(4위·러시아)도 가엘 몽피스(40위·프랑스)를 6-2 6-4로 꺾고 2년 연속 16강에 올랐다.

메드베데프는 16강에서 자국 동료 카렌 하차노프(17위·러시아)를 만난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5승 1패로 메드베데프가 크게 앞서지만 클레이 코트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